Lockdown Kinfolk

Photography & Video

프롤로그일상읽기

  온 세계가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되자 가장 먼저 외면당한 예술이었을 것이다. 본인 역시도 곳에서만 달을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 어려운 예술은 달갑지 않은 존재였다. 진짜 우리가 지금 원하는 예술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사람들로 가득하고 여러 이슈로 가득했던 것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진짜 아름다운게 무엇인지 드러나는 것을 느꼈다. 전만 해도 듣지 못했던 새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인류의 이동이 멈추자 하늘이 말갛게 밝아지며 도시를 떠났던 자연이 다시 우리 곁으로 가까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들을 접한다. 우리의 삶이 너무 복잡한 결들로 엉켜있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심플한 상태로 돌아가자 보고 지나쳐버린 아름다움을 지각하기 시작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처럼 본인 일상이미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미지가 되고 싶다. 다르게 말하면 어떤 의미를 뒤집어쓰고 수작을 부리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이미지 자체의 심미적인 것을 발견하고 싶었다. 그래서 무엇을 만들 것인가 고민이 시작되었다. 고민 없는 작업을 보기로 해놓고 그것에 대한 고민이라니. 역시 천성을 버릴 수가 없다.

결국, 단순해져야 했다. 이제 5개월이 아들은 반짝거리는 빛을 좋아하고 그림자를 좋아한다. 아이가 세상을 탐색하는 것처럼 겸손하게 일상을 감상해야 한다. 그렇게 당연한 것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킨포크란 이웃과 같은 친한 사람들 혹은 친척 같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인데 단순히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기보다 무리가 함께 모여 나누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까지를 뜻하고 있다. 킨포크 라이프, 킨포크 스타일이 근래 트렌드가 이유는, 아마도 빠르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생활에서 가장 쉽게 놓칠 있는 것을 되돌아보게 하는 이유 때문일 것이라 짐작해 본다. 패스트푸드에서 슬로우 쿡으로, 레스토랑 문화보다 레시피로의 전환은 빠른 삶의 시계태엽을 느슨하게 하는 첫발이 있다. 그렇게 여유를 갖고 템포 쉬어가는 삶의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킨포크 스타일을 유행시켰을지도 모른다. 본인 역시도 빈번한 이동에 관한 예술에서 전혀 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동 제재로 인해 곳에만 머무르게 되면서 소소한 일상에서 포착하는 예술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본인은  다른 이유로 영국에서 킨포크 라이프를 즐기는 중이다. 코비드-19 만들어낸 킨포크는 스타일리쉬함이 사라진 리얼모드이다. 전혀 (본래 킨포크 잡지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처럼) 매력적이지 않다. 작은 정원은 꽃보다 채소를 가득 심었고 채소들은 단순히 오가닉 라이프를 위한 목적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식량이 된다. 때론 옆집에서 너머로 홈메이드 바질페스토를 나누어주기도 하고 초콜릿을 선물해주기도 한다. 이것이 진정한 킨포크 라이프이다. 테이블에서 수저를 부딪칠 수는 없지만 넘어 음식을 공유하며 여전히 소통한다. 좋은 산책을 하다가 장면 인상 깊었던 것은 작은 담벼락 위를 테이블 삼아 이웃과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었다. 2미터의 거리를 유지한 각자의 맥주를 들고나와 함께 하는 그들도 역시 킨포크 라이프를 즐기는 중이다. 잡지에서 보던 모던함과 스타일리쉬한 킨포크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어찌 마음에 진정성 있게 와닿는 아마도 삶의 냄새가 여과 없이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본인 일상이미지는 락다운된 일상에서 만나는 자급자족의 현실 킨포크를 포착하고 있다.

 

영상에서 내비치는 스토리는선데이 로스트에서 시작했다. 락다운 우울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그들(영국인) 선데이로스트 문화는 지속됐다. 토요일 오전만 되면 동네작은 슈퍼마켓 앞에는 블록 가량 되는 줄이 선다. 다들 일찍이 닭을 사러 나온다. 우리집도 여느 집과 다를 없이 한마리를 사와 얼려놓았다. 그리고 토요일은 하루 종일 밖에 두고 해동한다. 그렇게 대단할 같은 선데이 로스트는 그냥 하루에 먹는 날이다. 3-4 시쯤 끼를 먹으면 점심 먹기도 애매하고 저녁 먹기도 애매한 날이 된다. 영상은 선데이로스트 치킨을 먹는 일요일부터 주간 촬영했다. 슈퍼를 자주 나갈수 없는 락다운 상황에서 선데이 로스트 치킨은 그날만을 위한 식사가 아니다. 4식구가 먹고 남은 가슴살은 치킨 파이를 만들고 남은 뼈들은 치킨스톡을 만들거나 치킨스프를 만든다. 각각의 레서피들은 킨포크에서 처럼 아주 소소한 것들이다. 하지만 시각적 이미지는 매우 현실적인 일상의 아름다움을 갖는다. 사실 지극히 리얼한 킨포크라이프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작품은 어떠한 메세지를 담고 있거나 의도를 내포하고 있지 않다. 일상에서 발견되는 재미( 영상에서는 영국식 블랙 휴머) 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 Photography & Video

    Kinfolk Lockdown Team work - GoodPitchers Photography: Sehee Sarah Bark Video: Gabriel Pitcher Music: Kim Jineseok

  • Year

    2020

  • Spec

    6 X Digital pigment print 1 video (2:30)